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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성장률 3%, 진실과 거짓말

기사승인 2017.11.24  11: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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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장밋빛 경제성장률 예측에는 국민을 기만하려는 정책목표가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연거푸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GDP 성장률을 3%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올해 7월 전망치(2.8%)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실제 수출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7월과 8월 각각 19.5%, 17.3%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기록했고, 특히 9월에는 35%나 급증했다. 9월 수출액(551억3000만 달러)은 1956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에 이른다. 그런데 정부와 한은의 이런 장밋빛 예상과는 달리 민간경제연구소의 예상은 우리 경제가 올해 3%대의 성장을 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민간기관간에 경제성장률 예측치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10월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 2017년 3/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성장률은 기존 2.9%(6월 기준)보다 0.1%포인트 하향조정한 2.8%로, 2018년은 올해 전망치보다 낮은 2.7%로 전망하고 있다. 이 예측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전망과 일치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IMF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같은 외국계 기관들은 한국은행의 3.0% 성장 전망보다 높은 3.2%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 문제를 살펴보려면 먼저 경제 관련 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예측이 얼마나 맞아 왔는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 2016년 9월 금융노련의 총파업 시위 현장

엉터리 경제성장 전망, 왜?

지난 10월 23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명재(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간 한은과 기재부가 전년 말 또는 연초에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실제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은의 최근 5년 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실제의 차이(절대값 기준)는 평균 0.60%포인트, 기재부는 평균 0.76%포인트였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원의 같은 기간 평균 0.56%포인트보다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수준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예측 오차는 0.66%포인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재부는 한은 요구자료에 나타난 기관 중 국제통화기금(IMF)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오차 평균을 보이면서 LG경제연구원 0.66%포인트, 골드만삭스 0.72%포인트 등에 비해서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지난 2011년 12월에 2012년 성장률을 3.7%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0% 성장에 그쳐 1.7%포인트의 큰 오차를 나타내 체면을 구겼다. 2014년 12월에도 이듬해 성장률을 3.8%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8%에 그쳐 1.0%포인트 오차가 발생했다.

IMF와 OECD 같은 국제기구의 한국 경제성장률 예측 오차는 최대 1%를 넘어선다. IMF는 2009년 4월 이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4.2%로 봤지만 뒤늦게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스스로 자신의 전망이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듯 1.5%로 대폭 낮췄다. 이는 IMF의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전망률 수정 차이였다.

IMF와 OECD의 경제성장률 예측 오류의 범위는 대개 기재부나 한은과 동반되는데, 이유는 국제기관들이 1차로 정부의 자료를 기초로 참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기재부나 한은은 경제성장률 예측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데이터 마사지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침체된 건설경기라는 시한폭탄

기재부 예측에는 정부의 기대가 강하게 반영돼 주로 실제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정해져 왔다. 따라서 정부의 공신력에 문제가 제기되면 올바른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경제성장률 예측에 가장 정확성을 보였던 한국경제연구원의 성장률 하락 전망이 주목된다. 어떤 이유로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올해 전망과 내년 전망을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낮게 보는 것일까.

한경연은 투자 증가세 둔화가 올 하반기 이후 국내 성장 흐름 약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둔화추세에 진입한 건설투자는 건축허가면적 감소,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SOC예산 축소 편성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증가율이 마이너스(-0.8%)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한경연의 전망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SOC예산 축소부분이다.

SOC투자는 고용유발효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교통시간 절약 등 무형적인 편익효과도 크다.  이헌재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하남)이 한은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20% 삭감하여 편성했다. 이러한 삭감폭은 SOC예산 감축 목표(연평균 6.8%)를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반면, 현 정부의 국정과제가 집적된 복지예산은 20%가 늘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SOC예산을 복지예산으로 돌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이헌재 의원은 “예산이 대거 줄어들 경우, 대규모 신규 사업은 물론 이미 착수한 도로, 철도 등의 완공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8·2부동산 대책으로 건설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SOC예산까지 줄어들 경우 부동산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헌재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건설업은 고용창출의 효과가 커 서민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6년 경제성장률 2.8% 가운데 건설업 분야의 기여율은 1.6%였고 이는 전체 성장률의 6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SOC예산 대거 삭감은 얼어붙은 국내 건설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국내 건설업의 불황이 심화되어 한계기업들의 부도가 일기 시작하면 금융권이 물려 들어간다는 점이다.

한경연의 분석에 의하면 설비투자도 금리상승, 법인세율 인상 및 투자세액공제 축소 등 투자여건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두 자리수 증가율에 대한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4%로 둔화된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악화일로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위험보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정책팀장은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산업 공동화(空洞化)’ 가능성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은 상승하고 있는 데 반해,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FDI)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액은 492.4억 달러로,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액 213억 달러의 2.5배 수준이다. 주요 그룹들은 신규공장을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짓고 있으며, 신규 공장은 커녕 기존의 국내공장마저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도 출현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도 글로벌 경쟁국들과 비교해 순위가 점차 밀려나고 있다. 미국경쟁력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10년 세계 3위에서 2013년 5위로 하락했으며 2016년에도 여전히 그 수준이다. 2020년에는 6위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대한무역상의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10년간(07년~16년) 해외직접투자금액은 2761억 달러(약 316조 원, 송금액)로 외국인의 직접투자금액 948억 달러(약 108조 원, 도착액)의 3배에 이르고 있다. 2016년 해외직접투자는 352억 달러로 2007년 대비 52.4%(전년 대비 13.9%) 증가했고, 외국인직접투자는 105억 6000만 달러로 2015년 165억 2000만 달러 대비 36% 감소했다.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 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국내에 산적해 있는 각종 규제와 노동 경직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OECD의 조사보고에 의하면 2016년 기준 한국은 기업에 대한 정부규제환경 138개국 중 105위, 외국인 투자규제 35개국 중 30위에 이르고 있다. 당연히 한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외국기업이 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외국으로 내몰아내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헌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전 세계가 리쇼어링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때, 문재인 정부의 정책목표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문재인 정부의 국내 기업 몰아내기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헌재 의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일본의 경우 구조개혁·규제혁파·혁신을 통해 상승한 기업경쟁력이 소비와 투자의 확대로 이어졌으며 내수주도 성장을 이끄는 혁신주도형 경제정책으로 인해 6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실업률 또한 5%로 한국(9.3%)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


문제는 중소기업 경쟁력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흔히들 양극화의 주범 중의 하나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든다. 2016년 기준 중소기업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약 6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기준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약 77% 수준이었으므로 20년 간 그 격차가 14%p나 더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이 커진 임금격차는 대기업의 하청 중소기업 쥐어짜기 때문이라는 여론이 확대되면서 하도급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 대중소기업 간 성과공유제 등의 일련의 정책들이 시도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 7월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도 큰 틀에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과연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대기업의 소위 ‘갑질’의 결과인가. 이 격차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저성장에 신음하는 한국경제에 대한 해법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임금은 생산성의 결과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과 기업일수록 평균임금이 높다.

2014년 제조업 기준으로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 대비 29.1%에 불과하다. 생산성 격차로만 보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현재보다 더 벌어져야 정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낮은 생산성을 장시간 근로로 보충해 현재의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본집약적, 기술집약적 생산시설을 갖출 여력이 생기므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는 당연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OECD 주요국들의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50% 이상 수준(2013년 기준 핀란드 73.6%, 이탈리아 73.1%, 프랑스 70.0%, 독일 60.8%, 영국 57.5%, 일본 56.5% 등)에 도달하고 있으며 한국의 최하위 수준이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수출에서도 확인된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총수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로 OECD 평균 31.5%보다 11.0%p나 낮다.

대기업 협력업체의 경영성과와 임금이 독립 중소기업에 비해 높다는 점은 여러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에 의한 착취적 하청관계가 중소기업 저임금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도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결국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곧 경쟁력의 격차이다. 이 경쟁력 격차를 줄이지 않고서는 임금격차도 줄일 수 없다.

임금격차로 인한 소득양극화 문제가 아니더라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한국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전체 사업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고용의 거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없이는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는 어렵다.

또한 심화·확산되는 국제 분업 추세에 편승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 체계에 편입되어야 하고 이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만이 가능하다.

새 정부에서는 기존의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장관급 기구로 승격시켰다. 이 같은 조직 개편에는 현 시점의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의 도약 없이는 성장과 분배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출범을 계기로 앞으로 중소기업에는 보다 많은 자원 배분이 이뤄질 것이다. 과연 중소벤처기업부는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인가. 사실 그동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한 정부는 없었다.

사업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정책 대상이므로 중소기업 지원 확대는 항상 중요한 선거공약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확대일로를 걸어왔고 중소기업 지원은 거의 모든 부처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중소기업 지원의 양적 규모와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일목요연한 파악이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컨설팅 서비스도 존재한다. 하지만 확대되어 온 중소기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현 주소를 생각하면 그 동안의 중소기업 정책은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동안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진지하고 철저한 평가이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

부처의 높아진 위상과 영향력을 즐기기만 하고 정책의 관성(慣性)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난날의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처럼 성장에 대한 역(逆)인센티브를 주는 중소기업 정책을 고수하는 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의 미래가 걸린 문제가 되었다. 결국 한국경제의 재도약 여부는 중소기업 정책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위원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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