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언론 노조의 사유물이 아니다”
“방송은 언론 노조의 사유물이 아니다”
  • 이인철 변호사·방송문화진흥회 이사·미래한국 편집
  • 승인 2017.09.25 17:0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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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KBS 경영진에 대한 퇴진 요구가 각 방송사 노동조합의 주도로 전방위적인 위협과 강요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방송사 사장이나 이사들에 대해 불법적 퇴진 압박을 공개적으로 강행하고 있다. 노조가 부당하게 파업 중인 문화방송 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인철 이사가 문화방송(MBC) 파업 등 최근의 사태와 관련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MBC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심경과 소회를 담은 글을 올렸다. 관련 내용을 요약·전재한다<편집자 주>


“MBC를 지키는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갑옷을 벗은 후에야 자랑한다는 말처럼, 현재 하고 있거나 관여하는 일은 말하지 않는 법이다. 그럼에도 MBC가 처한 어려운 상황과 그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MBC를 멈춰 세우려는 파업 사태에 처해, MBC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무엇보다도 묵묵히 MBC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이는 한 방송사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현재 상황이며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암울한 단면이다.

2015년 8월에 문화방송(MBC)의 주주이며 관리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앞으로 방문진이라고 약칭함)의 3년 임기의 비상임이사직을 맡아서 2년을 보냈다. 재단법인 방문진은 MBC의 주주로서 MBC의 사장을 임명하고 MBC를 관리 감독한다. 지상파 방송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서 치열한 경쟁의 선두에 선 MBC가 매일 반복되는 내외부의 비방과 공격에 시달리면서 하루하루를 전쟁 치르듯이 지내는 것을 목격했다.

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 및 같은 부류의 정치집단들은 마치 맡겨놓은 물건을 돌려달라는 식으로 MBC에 대해서 부당한 요구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MBC를 모해하고 겁박해 왔다. 겉으로는 공정성을 논하며 비분강개하지만 내용상으로는 노조의 힘을 앞장세운 사익 추구행위다.

노조의 핵심 주장의 하나인 경력직 사원을 채용하지 말라는 요구는 현실에서 노조에 의한 경력직 사원에 대한 차별과 박대로 드러난다. 이렇게 노조가 인사에 있어서까지 행패를 부리며 전횡하는 것은 노영방송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MBC 제1노조)는 직원을 내편네편으로 철저히 갈라놓아서 노조의 반대세력으로 찍히면 왕따를 당하고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다. 임원진은 적폐세력이 심어놓은 것이라며 아예 상사 취급을 하지 않는다.

월급은 꼬박 받아가고 누릴 혜택 누리면서 MBC를 비방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적대시하는 그룹이 한 지붕 아래에 있다. 이 땅은 물론 전세계에 이런 회사는 없을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가 움직여 나간다는 것이 정말이지 신기할 따름이다.

방문진의 회의라고 점잖은 모양새는 아니다. 방문진 이사직 임기 출발 시부터 당시 야권 추천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처음부터 상대를 인정하지 않았다. 회의에서의 고성과 막말은 차라리 애교다.

비방과 모욕주기를 위해서 회의 안팎에서 약점이나 시빗거리를 찾는 작업이 이뤄지고 시빗거리를 찾았다 싶으면 온갖 공격이 이어진다. 언론노조를 지지하는 인터넷 매체에 의해서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각종의 근거 없는 비방과 흠집내기가 하루를 멀다하고 이어져 왔다.

방문진에서나 MBC에서나 근거 없는 모함과 비열한 인신공격은 일상이다. 거창하게 적폐청산이나 정상화니 하는 말로 포장된 주장은 정권을 받들어 모시는 어용방송이 되겠다는 어이없는 선언이고, 내용상으로는 자기 자리를 만들고자 현직을 쫓아내자는 행패다.

자기들은 정의의 편에 서 있고 상대방은 악이어서 퇴출되어야 할 대상이다. 공정성이라는 주장으로 포장된 비방과 모욕을 2년간 당해왔다. MBC 직원들은 평생 직장에서 이러한 일을 당하면서 일해왔다. 정권이 바뀌자 정도가 심해지면서 부역자로 낙인찍고 물러나라고 하는데 이야말로 언론노조 작성의 블랙리스트가 아니던가?

작금의 파업의 직접 원인은 단순하다. PD수첩 제작진이 불법시위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프로그램을 광복절을 앞두고 만들자는 기안을 올렸는데 시기와 내용이 적절하지 아니하여 제작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어서 근거도 없이 블랙리스트 운운하면서 방문진까지도 싸잡아서 얼토당토아니한 의혹을 만들어 시비를 걸고서 MBC를 멈춰 세우려고 한다. 언론노조는 현재의 사장 선임 전부터 누가 사장이 되어도 사장으로 인정되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파업하는 것이다. 예정된 것이었고 인사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경영권을 침범하고 인사권에 관여하기 위한 파업 강행은 위법하다. 거짓말을 해대면서 모해하고 무고하는 것은 불법행위다. 이제는 방송을 멈춰 세우겠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종전 정권에 의해서 임명된 방문진 임원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선임된 경영진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일이다.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세워달라는 것이니 공개적인 인사 개입이다. 자기 뜻을 달성하고자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태도로, 안 되면 자기가 속한 회사를 망가뜨려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MBC를 멈춰 세우려고 시도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인생이라는 항해 중에 잠시 MBC라는 배에 탑승했고, MBC의 실상과 방송의 현실을 봤다. 물러나라는 이야기는 이미 2년 동안 실컷 들어왔다. 새삼스럽게 물러날 이유가 없다. 온갖 비방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평생을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떠날 수 없다.

시류에 편승해 목소리 높이며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양 피킷 들고 나대지만 실제로는 자기 이익을 챙기는 자들과는 달리, 그들의 삶이 기억되지는 않지만 항상 필요한 그 자리에 있어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 의해서 MBC가 움직이며, 방송이 진행되고 이 사회가 지탱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기억되어야 하기에, 그런 사람들을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외부에서 비치는 MBC의 현실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서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면, 길 가의 돌들이 일어서 외칠 것이다.

“MBC는 방영되고 있습니다. MBC를 멈춰 세우려는 온갖 공격에도 불구하고, MBC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MBC는 언론노조의 사유물이 아니다 

언론노조는 적폐청산과 정상화가 파업의 이유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내세우는 구실에 불과하다. 이런 구실을 내세우며 정권의 눈에 들고자 언론노조가 앞장서는 것은 방송의 독립은 내던지고 정권을 위한 방송으로 나서면서 국민을 이기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언론노조의 주장에서 과거에 대한 향수가 엿보인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05년 MBC 사장이 된 최문순 사장 시절의 MBC는 정권에 쓴 소리하지 않고 정권과 같은 길을 걸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2년의 언론노조에 의한 MBC의 장기 파업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의 파업이어서 오해받을 여지가 있었다.

정치적 변동기에 노조의 입지 확보를 위한 파업은 문제다. 노조가 말하는 적폐청산과 정상화란 노조가 지배하는 과거의 노영방송으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이는 시대의 흐름에 거스르고 국민의 뜻에 반한다.

언론노조가 서둘러서 파업을 강행하다 보니 파업 이유로 내세우는 이유들은 설득력이 없다.

파업의 출발점이 된 승인받지 못한 PD수첩 제작기획안은 광복절을 앞두고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것으로서 시기적으로나 내용상으로 적절하지 아니함은 누구나 수긍하는 바인데, 두 번에 걸쳐서 제출된 기획안을 자세히 보면 제대로 준비하지 아니하여 승인받지 못할 것을 기대하기라도 한 것처럼 부실하기 짝이 없다.

다음으로 카메라기자에 대한 블랙리스트라면서 오래된 정체불명의 문건을 제시했지만 이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는 노조원이 나와서 노노갈등의 문제로 보이는 등으로 그 출처와 취지가 불명확해지자, 언론노조는 갑작스레이 방문진이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것처럼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이는 근거도 없으며 전혀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노조가 늘상 주장해오던 것은 김장겸 현 MBC 사장이 청와대의 낙점인사라는 것인데, 김장겸 사장이 선임된 올해 2월 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고 탄핵재판을 받고 있는 시기여서 청와대가 아무 힘도 없는 시기였다. 언론노조는 애당초 사장 선임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기에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해 왔었다.

지속적으로 주장되어 온 노조의 해고자 복직 주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의 파업에 대한 징계로서의 해고였는데, 이에 대한 해고무효소송은 지금 대법원에서 진행 중에 있다. 노조는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서 감놓아라 배놓아라 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내세운 외견상의 파업 사유는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설명이 부족하다. 노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목만 눈에 잘 띄는 선동적인 것으로 두드리지게 뽑아서 제시할 뿐, 본문으로 들어가 보면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것이 많다. 이유와 주장이 잘 맞지 않아서 억지라는 느낌이 든다. 노조의 주장이 무조건 옳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언론노조는 적폐청산이니 정상화니 공정방송 회복 등의 그럴듯한 표현을 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리 차지를 위해서 남을 쫓아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주장을 관철하고자 억지 부리고 떼쓰는 것으로 여겨진다. 언론노조는 MBC 임원진의 퇴진 요구만으로는 부족한지 어제 MBC 지역사 사장들까지 퇴진을 요구함으로써 자리 욕심을 표명했다.

노조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어야 하는가? 노조라는 이유만으로 노조의 이익이 우선시되고 당연시되어야 한다는 논지는 수긍하기 어렵다. 방송이라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 전국 단위의 거대한 조직인 노조라는 집단의 힘을 사용해 방송을 정지시키고 자리 욕심내 인사에 개입하고 국민위에 서려고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언론노조 주장의 배경에는 노조는 항상 옳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언론노조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의 최문순 사장 시기와 그후 2012년의 파업 당시의 추억에 빠져있는 듯하다. 노조가 주체가 되어서 방송을 주관하는 노영방송을 희구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적폐청산이란 현재의 임직원을 모두 정리하자는 것이고, 정상화란 사장부터 시작해서 모든 보직과 심지어 MBC 계열사와 MBC 지방사 사장과 임원들 모두를 노조인사로 채우겠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공정방송이란 용어는 노조만이 공정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자리 싸움이고 밥그릇 싸움이다. 이것이야말로 구시대의 적폐다.

거창하게 공정방송 회복을 외치지만 자신만이 공정하다고 하는 것은 자리를 차지하고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억지 부리는 것이 아닌가? 배울 만큼 배우고 누릴 만큼 누렸음에도 거짓말과 협박과 비방 및 모해 심지어 형사고발의 무고행위를 해서라도 자리를 차지하려고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변동기의 혼란통에 권리를 주장하며 청구서를 내민다. 어용방송을 약속하면서 자리를 달라고 거래하려는 언론노조의 추악한 거래에 응해서는 아니 되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마지막 과제로서 언론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은 좌절되었고 언론의 공격을 받으며 임기를 마감했다.

모든 것을 가지려는 언론노조의 요청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고 결국은 적폐를 세우고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될 것이다. 언론노조에게 모든 것을 내줘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언론노조가 국민의 방송을 자기 것인 양 가져가려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집단의 이름을 내세워서 모든 것을 소유하려는 탐욕의 주장은 그쳐야 하겠다. 노조만이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되고, 국민 위에 노조가 있다는 생각, 국민을 이기려는 생각. 노조만이 옳다는 그런 생각은 이제는 사라져야 하겠다. MBC는 노조의 소유물이 아니다. MBC의 주인은 국민이다. MBC 파업은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고, 자리 다툼에 대한 이야기다.

언론노조원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방송을 소유하며 할 말 다하고 사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할 말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이 되어야겠다.

용기가 위협을 이겨내고, 사랑이 욕심을 잠재우며, 지혜가 떼쓰기의 행패를 잠재우는 것을 볼 것이다.

“MBC는 노조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노조에게 국민의 방송을 넘길 수 없습니다. 노조원만의 세상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와 관련 긴급 의총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


방송 장악으로 민주주의 짓밟지 말라

현재 파업을 주도하는 MBC의 제1노조는 민노총 소속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다. 언론노조는 MBC를 비롯한 방송사와 신문사를 포함하는 전국 단위의 언론사 노동자 조합으로서 한때 통진당과 정책연대를 하는 등 정치 지향성이 강하다.

노조위원장 출신을 MBC 사장으로 선임한 노무현 정권 시에 언론노조MBC본부는 단 한 번도 파업하지 않았다. 정권과 방송이 코드가 맞았던 시기로 볼 수 있다. 이명박 정권 말인 2012년 4월은 총선이, 12월은 대선이 있었는데 언론노조MBC본부는 그 해 1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170일간을 방송정상화와 사장 퇴진을 이유로 파업을 했다.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던 시기에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을 내세우기 위한 파업으로 볼 수 있겠다.

공식적인 방송 파업을 시작한 오늘부터 파업 노조원들은 적폐청산과 정상화 그리고 공정방송 회복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머리에 띠를 띠고 적폐 대상자로 쫓아낼 사람들 이름과 얼굴 사진을 들고 삼삼오오 돌아다니면서 청산 대상자들을 공개적으로 모욕주고 겁박하면서 원하는 것을 적은 청구서를 내밀 것이다. 중국 지식인 계선림이 10년대재앙으로 불렀던 모택동의 문화혁명이 연상된다.

문화혁명의 기간 동안 적폐 청산이란 구실로 정적을 제거하고, 정상화란 명분으로 남의 것을 빼앗아 잇속을 챙기며, 공정이라는 구호 아래 붙잡은 정적으로부터 나는 공정하지 못한 적폐인사라는 자백을 요구하는 인민재판의 횡포가 있었다. 쫓아내고 약탈하며 명예와 양심마저 짓밟는 잔인한 행패였다.

이제 곳곳에서 머리에 띠를 띠고 쫓아낼 사람 이름과 얼굴을 제시하고 손가락질 하면서 모욕주고 빼앗을 것을 상세히 적은 청구서를 제출하는 횡포가 이어질 것이다. 이런 와중에 눈치 살피면서 나중에 한자리 보답 받을 생각에 들이내미는 청구서 마다 무조건 도장을 찍어주는 경우가 생길 것인데, 지위가 보장되고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공직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쫓아내고 빼앗을 이유에 한 줄 더하려고 그런 말 들었으며 직접 목격했다는 자들이 앞 다퉈 나와서 증인을 자청하고 뒤로는 빼앗을 것 일부를 요구할 것이다. 급기야는 학문을 하신다는 분들이 앞다퉈 나서서 누구를 어떤 이유로 제물로 바쳐야 할지를 비분강개하는 문장으로 작성하고 윗분에게 미주알고주알 일러 바치며 속으로 무엇을 얻을지 계산하기에 바쁠 것이다.

자기만의 기준으로 고발하고 자기만의 판단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나는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는 것 외에 무엇이겠는가? 좋은 대우를 받고 누릴 것은 누리면서 피해자며 고발자인양 나서며 80년대 민주화 투쟁인양 치부하는 것은 복고풍 난센스다, 권력의 배경을 과시하고 법과 절차는 무시하며 억지 주장과 모해와 무고로, 심지어는 힘으로 사람을 쫓아내고자 하는 이런 집단적인 행패가 문명사회에서 웬 말인가? 사람 쫓아내고 원하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자 하는 것이 무슨 공정인가?

법의 집행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 이런 행패를 묵인하고 방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이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짓밟는 짓이다. 민주주의는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라 절차이며, 누구도 자신의 요구만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고, 함부로 판단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권력은 견제되어야 하고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야 한다. 청구서 내미는 대로 받아주고 요구하는 대로 강제로 나누는 것은 권력의 횡포다. 이건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고 야만의 시대다.

적폐와 정상화, 공정이란 용어로 포장된 사람 쫓아내고 내 사람 채우기의 이전투구의 혼란의 이면에 지상파 방송의 경쟁력 추락으로 인한 사양산업화라는 현실이 가려져 있다. 콘텐츠수입이 광고수입을 넘어선 지 오래고, 다른 매체들에게 밀려서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막대한 고정비용 압박에 시달리며 각종의 규제로 경영의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그러한 상황에서 대책 마련의 생각이 없으면서, 어떻게라도 빨리 자리를 차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임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을 끌어내고자 방송을 멈추고, 방송국이 망하건 말건, 남아 있는 것으로 나눠 먹자는 것이니 공공성을 내세운 약탈이 아니고 무엇인가?

MBC는 80년 언론통폐합의 아픔의 기억 이후에 87년 제6공화국 헌법 체제에서 지금과 같이 방문진이 관리하는 체제로 다시 탄생했다. 노무현 정권에 이르러 노조위원장 출신이 파격적인 승진을 거쳐서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MBC는 정치화의 길로 나섰고, 그것의 외부적 표현이 정권 교체 직후인 2008년 광우병선동방송사건과 정권 말기인 2012년 총선을 앞둔 170일의 장기파업이었다. 내편 네편으로 갈린 양진영간의 대립 구도라는 87년 헌법의 정치 체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MBC의 현실이다.

제공되는 콘텐츠를 모두가 공유하는 방송의 매체적 특성상 그 내용은 편향되지 않고 공정해야 하고 그러한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자의적인 개입이 없도록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 요구된다. 언론노조는 MBC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특정 정파적인 이익 집단이 MBC를 독점할 수 없다.

코드가 맞는 정권이 들어섰지만 사장 임기가 남아 있기에 기다리지 못한다면서 밀어내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행하고 이제는 방송을 멈춰서라도 방송국이 망하더라도 빨리 내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것 아닌가? 언론노조가 앞장서서 정권을 위한 방송하겠으니 자리 내달라고 흥정하고 이에 화답하고 있으니 이 무슨 추악한 거래인가?

진정으로 방송을 생각한다면 지난해의 방송법 개정 논의를 이어가서 편성권의 문제와 방송산업의 현실 타개를 위한 규제 개혁 등 방송의 근본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해야 할 것이다. 누가 방송을 차지하느냐 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어느 한 편의 이해당사자를 편들 일이 아니고 누구에게 줄 것인가도 아니며 방송산업의 근본 문제를 논의해 해결해야만 할 과제가 있다.

“MBC는 정권의 방송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MBC의 독립성과 언론과 방송의 자유가 지켜져야 합니다. MBC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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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2017-10-06 10:49:38
유감이지만, 당신이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방문진이사를 물러나는 것이 도리입니다. 왜냐구요? 고영주씨가 온 이후 mbc가 제 역활을 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습니까? 안 했습니다.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고영주 방문진이사장이나 MBC사장에 쓴소리를 했는지요? 더 큰 문제는 국내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은 물론, MBC뉴스도 보수정권9년동안 결국 망가질

deca 2017-09-27 04:02:20
아직도 이런 쓰레기 언론과 기사를 쓰는 사람이 있다니....한탄스럽다.

산봉 2017-09-26 00:32:32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특히 MBC 제1노조는 문죄인 정부의 홍위병이고, 광우병 선동등 국가를 전복 시키려는 좌-빨들의 집단으로 대한민국을 적화 통일 하려는 김 정은의 앞잡이들이 아닐까요?.
아니면 문 정부를 탄생 시키는데 편파 방송으로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니, 그들이 사장도 하고 고위직을 차지 하여야 되는데 기존 임원들의 임기가 많이 남아 기다릴 여유도도 없고 다음에는 좌-빨들이 정권을 이어 갈 자신감이 없어서 이렇게 졸갑을 떨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