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관계일수록 소통과 설득 필요하다
긴장관계일수록 소통과 설득 필요하다
  • 정재흥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 승인 2017.07.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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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후의 對中 전략

정재흥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제재와 대화 병행을 통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에 합의한 이후 약 7시간 가까운 조율 끝에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공조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공정한 무역 ▲여타 경제분야 협력 강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협력 ▲동맹의 미래 등 총 6개 분야에서 최종 공동성명문을 채택해 발표한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문가 초청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

특히 양국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강력한 안보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데 동의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통해 압도적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고 모든 강대국과 책임 있는 국가들이 대북제재 이행 조치를 시행하고 북한 정부에 좀 더 나은 길을 설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면서 새로운 한미 시대 시작을 알렸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선결 의제로 제시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은 지난 오바마-박근혜 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실패로 규정하고 제재와 압박을 기본에 놓고 북한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화와 협상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새로운 대북정책 구상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한미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제재 동참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대북제재 이행에 상당한 마찰과 갈등이 예상된다.

대북 핵, 제재와 압박 강화

특히 미 재무부는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자금세탁 우려대상국(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과 애국법 311조에 의거 그동안 북한금융 거래가 금지된 북한의 핵·미사일 기업들의 비밀 불법 금융거래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단동은행 제재조치를 발표하고 북한과 거래한 리홍리(53), 순웨이(35) 등 중국인 2명과 다렌 국제해운회사를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시켰다.

미국의 중국 단동은행 제재는 지난 2005년 북한 김정일 정권 비밀 돈줄을 직접 타격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유사한 측면이 높아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의 대북정책이 단지 말이 아닌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의 단둥은행 제재 발표 이후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정 이외의 독자 재재를 반대하며 동시에 어떠한 국가(미국)가 자기 국내법에 따라 중국의 기업 혹은 개인을 제재하는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재제 조치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의 단동은행 제재 발표 이후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이 다시금 우리 등 뒤에 칼을 꽂았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향후 북한 핵·미사일 해결을 위한 미중간 협력과 공조는 더 이상 어렵고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의 단동은행 제재 조치가 미중간 기 싸움으로 확대될 경우 북한 핵·미사일 능력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미국의 대북압박이 지속된다면 북한의 6차 핵실험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본 논평 발표 직후인 4일 오전,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여전히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쌍궤병행(雙軌竝行: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 진행) 및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강조하고 있어 미국의 단동은행 제재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는 미중간 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환경 속에서 중국에게 있어 북한은 사회주의 정치이념을 공유하는 지정학적 완충지대이자 중국마저 북한을 포기한다면 북핵문제 해결은 난망하고 북한 스스로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중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정과 평화가 파괴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과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단둥은행 제재에 반발하는 중국

한편 현재 한중관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사드 배치 문제 역시 상당한 갈등과 대립이 예상된다. 7월 2일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두고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한국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하며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역내 안정과 평화 유지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취소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울러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이해찬 중국 특사가 다시금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남을 가졌으나 당시 왕이 부장은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의 일부분으로 사드 배치의 연기가 아닌 완전한 철회가 없이는 한중관계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강력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동안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한중간 정부 당국자 및 전문가들 사이에 수많은 대화와 접촉을 가졌으나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가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망(MD)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위험한 결정이자 향후 중국의 주변국(일본, 필리핀, 베트남, 호주, 몽고, 인도 등)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강한 우려와 불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드 문제는 단지 한중관계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한미동맹 변화 등도 다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숙고해야 할 매우 복합적이고 어려운 문제로 전략적 고민과 판단이 요구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만약 한국이 중국의 압박으로 인해 사드를 철수한다면 한미동맹 역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재래식 및 핵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적극 활용해 북한의 핵공격 위협 시 미국이 가진 모든 핵우산, 미사일 방어체계(MD), 재래식 무기를 총 동원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따라서 7~8일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을 통한 해결 방안이 요망된다.

물론 현재 사드 배치 문제에 있어 한·중 간 근본적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 해법에 대한 한·중간 합의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나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해결책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상호간 신뢰 증진과 소통을 더 강화해 나가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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