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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경제 시대의 도래 공공데이터를 혁신하라

기사승인 2017.07.12  1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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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경제’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난 5년간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 변동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짧은 5년의 기간이지만 많은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5년 전에 세계 시가총액 20위 안에 들어 있던 기업 중에서 5년 후에 탈락한 기업은 주로 통신(차이나 모바일, AT&T), 에너지(세브론, BP), 종합가전(GE), 식음료(네슬레, 코카콜라), 생활(P&G) 분야 기업이고, 20위 기업으로 화려하게 새로 진입한 기업은 IT/모바일(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오라클, TSMC), 은행/증권(JP 모건체이스, 중국공상은행, 뱅트오브아메리카), 제약/바이오(로슈, 노바티스) 분야 기업이다.

오늘날 글로벌 시가총액 5대 기업은 미국의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으로, 이들은 모두 데이터 플랫폼과 IT/모바일 기술을 융합해 운영하는 회사이고,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군림하고 있다. 2017년 시가총액 10대 기업 안에는 중국의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9위)와 텐센트(10위)도 들어 있어 중국의 약진도 눈에 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시가총액 기업으로 에너지, 통신, 식음료 기업 등이 자리 잡은 것과는 큰 차이다.

이런 변화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인간 삶에 있어 데이터가 석유나 식음료처럼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위 ‘데이터 경제’ 시대로 진입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시가총액 5위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그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글로벌 디지털 광고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글로벌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56%, 페이스북이 23%를 차지하고 있어 막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디지털 광고 매출은 2016년에 이미 3조 원을 돌파해 지상파 방송 3사의 광고 매출액 1조 2000억 원의 두 배 이상이다.

이들 데이터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능력과 활용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이들이 제공하는 개인용 맞춤형 데이터 서비스의 위력도 대단하다. 메일과 지도검색에서 시작해 음식점, 패션까지 제공한다. 이들은 고객의 메일이나 검색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더 좋은 제품 서비스를 개발한다. 데이터 플랫폼의 상승효과이다.

따라서 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어려우며 ‘승자독식’의 독점 시장을 형성하기 쉽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급증하는 기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도 데이터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기업들이다.

‘데이터 경제’란 개념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최근 발표한 ‘유럽 데이터 경제 육성책(Building a European Data Economy, 2017)’에서 제시한 것으로, 데이터의 활용이 모든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가치 창출에 촉매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의 경제라는 뜻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모두 데이터 기반 기술이므로, 데이터의 중요성과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향후 사회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온갖 종류의 서비스에 연결되고 운영되는 데이터 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 자명하다.

‘유럽 데이터 경제 육성책’의 골자를 보면, 유럽연합 내에서의 데이터의 자유로운 공개와 사용을 보장하고,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각국이 역량을 강화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공공 분야 정보를 공개하는 오픈데이터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서 오픈데이터의 글로벌 선두 국가다.

영국은 2014년에 이미 ‘오픈데이터 전략(Open Data Strategy)’을 발표하면서 데이터 공개 의무화, 데이터의 양적·질적 수준 향상, 혁신을 위한 데이터 이용 개방 등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원칙을 발표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부 3.0’ 전략을 통해 ‘오픈데이터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을 적극 추진하려고 시도했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공공 통계데이터의 중요성과 신뢰성
 
데이터 경제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는 국가가 생산하고 있는 공공 통계데이터의 신뢰성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와 개방이다.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생산하고 있는 인구, 주택, 의료건강, 기후환경, 국민소득, 교통 등에 관한 통계데이터는 특히 빅데이터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어 산업의 선진화는 물론 많은 벤처 기업을 창출할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공공 통계데이터 전체를 통합하고 표준화할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공개도 부진하고 신뢰성도 떨어져 안타까운 현실이다.

 

신뢰성의 예를 들어 보자. ‘100세 시대’를 맞아 정부 부처가 초고령사회 대책의 기본 자료인 100세 이상 인구수를 발표하고 있지만, 작성기관 간 차이가 크다. 행정자치부는 2016년 말 주민등록상 100세 이상 노인 수가 1만 7562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2015년 말 기준 100세 이상 고령자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찾은 3159명이라고 발표해 5배 이상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조사방법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이다.

다른 예를 살펴보자. 국가에서 주택 건설 정책을 펼 때에 가장 중요한 통계는 주택보급률로, 이는 총주택 수를 총가구 수로 나눠 나온 수치이다. 그런데 2015년에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보급률은 102.3%로, 이 수치대로라면 우리나라 주택은 양적으로 충분해 보인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주택보급률은 85.6%에 그쳐 주택 공급을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 이런 차이는 다가구주택을 여러 채로 보느냐, 한 채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통계이다. 이같이 부서 ‘제각각 국가 통계’가 오랜 고질병이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국가통계 시스템은 2017년 5월 현재 406개 통계작성기관에서 1001종의 승인통계를 생산하고 있는 분산형 통계 시스템이다. 통계작성기관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통계 작성 지정기관(민간기관) 등으로 나뉜다. 중앙행정기관은 통계청을 포함한 개별 부처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처별 고유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한다.

지방자치단체인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도 각 지역에 필요한 통계를 직접 생산한다. 또한 통계작성 지정기관은 통계청장의 승인 하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는 금융, 공사 및 공단, 연구기관, 협회 등이 여기에 속한다. 통계법에 의해 통계청이 국가통계 활동의 총괄 및 조정을 하고 있으나, 각 통계작성기관은 그 기관에서 생산하는 통계에 대하여는 스스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가통계 시스템의 비교

통계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기획원과 기획재정부에 소속되어 주요 국가기본통계(인구, 고용, 산업, 물가 등 61종)를 생산해 왔다. 오늘날에는 기후환경, 교육, 의료, 과학기술, 교통 등 중요한 국가통계가 수없이 많아졌다. 앞으로는 통계청이 기획재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통계 독립’이 필요하며, 통계청을 총리 직속기구로 바꿔 정부 부처의 모든 통계작성기관을 총괄하는 실질적인 ‘국가통계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광범위한 공공데이터와 민간 빅데이터를 관련 부처와 민간 기관에서 입수하고, 이를 융복합해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통계의 오랜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모두 중앙통계기관을 독립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것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표 2>는 국가별 중앙통계기관의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독립기관이 아니고 내무부(독일), 상무부(미국), 상공부(캐나다), 총무성(일본), 재무부(호주) 소속의 경우에도 중앙통계기관의 장은 통계 전문가로 임명되고, 임기로는 최소 5년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독립성이 유지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처 간 칸막이’가 심한 우리의 현실에서 통계청을 총리 산하의 ‘통계처’로 격상시키고, ‘통계처’에서 관장하는 모든 공공데이터를 국익을 손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과감히 국민에게 개방해야 한다. 데이터 경제 시대에는 국가가 생산한 공공데이터를 국민이 같이 공유하는 것은 그 국가의 선진화에 지름길이 될 것이다.

통계 작성의 전문성

모든 통계작성기관에서는 통계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전문가들이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는 달리 406개의 통계작성기관에서 통계 업무의 장이 통계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평균 임기도 짧아 행정직이 임시로 거쳐 가는 자리인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통계 시스템의 선진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예를 들면 1990년에 통계국이 통계청으로 승격된 후 27년간 역대 통계청장 15명 중 대부분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통계 전문가들이 아니며 평균 임기도 2년 미만으로 임시로 거쳐 가는 자리였을 뿐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공공데이터 정보를 개방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정부 3.0’ 정책을 행정자치부에서 관장하고 있으나, 이는 국가통계의 원자료를 생산하는 통계청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계청이 격상되어 통계처가 되면 그 산하에 ‘공공통계데이터허브(가칭)’를 두고 ‘정부 3.0’에서 하고자 했던 공공데이터의 수집, 관리, 개방 등을 맡아 시행하면 4차 산업혁명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고, 공공데이터를 활용하는 수많은 벤처기업들을 키워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미래한국 편집위& webmast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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