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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式 재벌개혁은 ‘봉숭아 학당’(?)

기사승인 2017.06.28  12: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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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김상조식 재벌 때리기는 경제 파탄만을 불러 올 것. 시장이 개혁하도록 유도해야.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의 별명은 ‘재벌상조’다. ‘마지막 가시는 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편안히 모신다’던 모 상조회사의 홍보문에서 ‘재벌의 저승사자’라는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이다.

마치 대단한 경제학과 법학의 실력자인 것처럼 비쳐진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과장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여 년간 보여준 재벌 비판의 내용은 대개 사실과 논리에서 벗어난 것이 많았다.

다만 반시장, 반기업 정서가 그를 키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재벌을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대상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개 그룹이다. 개혁의 핵심은 지배구조 개편이며 이 가운데 지주회사 전환이 안 된 삼성과 현대차가 주요 타깃이다.

현대차, 규제 준수한 대가로 불이익 받아야 한다?

6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재벌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

김상조 위원장은 인사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 일가가 상장사 규제 지분율 기준인 30% 문턱을 피하려고 29.9%로 맞추면서 편법으로 규제를 벗어난 기업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위원장의 이 주장은 현대자동차를 겨냥한 것이었다. 2016년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총수 일가 지분 30%) 적용을 앞두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3.5%를 팔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이 주주로 있는 이노션 지분도 8% 처분해 두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율을 29.9%로 맞춤으로써 규제를 수용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를 편법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현대차 오너 일가의 이러한 규제 수용 행위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사고 방식에 따른다면 기업들의 절세 행위도 편법이며 사법당국의 피의자가 변호사와 상담해서 조사에 대처하는 것도 편법이라 해야 한다. 정부가 규제하고자 하는 행위에 대해 기업은 방어하지 말라는 것이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의 인식이라면 이는 전체주의 파쇼 국가에서나 가능한 독재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 후 현대차 총수 일가의 정당한 규제 준수를 엉뚱하게 문제삼아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20%로 낮추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법을 지킨 이유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과연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정당한 조치인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국가의 행위에는 언제나 정당성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의 이러한 무리한 재벌규제 발상은 김 위원장이 평소에 가진 재벌기업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1999년 IMF 금융위기로 인해 김대중 정부가 재벌 기업들의 사업을 소위 ‘빅딜(Big Deal)’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구조조정했을 때, 참여연대를 통해 재벌개혁에 뛰어 들었다. 그해 김상조 위원장은 ’재벌개혁감시단‘의 단장 자격으로 현대그룹의 주가조작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는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현대그룹은 김대중 정부가 현대전자의 핵심 주력 사업이었던 반도체 사업부를 떼어서 LG전자에 넘기는 강제 구조조정을 당해야 하는 과정에 있었고, 현대그룹은 현대전자의 주가가 IMF사태로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현대증권을 통해 2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현대전자의 주가를 끌어 올린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이러한 행위의 결정자로 현대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준 부회장이 수사선 상에 올랐고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유죄인 사건이었지만, 이 사건의 발단이 김대중 정부의 反시장적 강제 구조조정에 있다는 점은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다.

당시 증권시장은 IMF가 2010년 연차 총회에서 잘못을 인정했던 것처럼 ‘잘못된 高이자율 정책과 긴축정책’에 의해 파산상태에 있었다. 당연히 현대전자는 물론이고 상장사의 대부분 기업들의 가치가 증권시장에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참여연대 소속으로 활동한 ‘재벌개혁감시단’의 김상조 단장은 현대 총수 일가를 주가 조작으로 고발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증권시장의 현대전자 주식 가격을 정상적인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한 김상조 단장의 주장은 국내 알짜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에게 헐값으로 넘어가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여지없는 매국적 행동이었지만 그런 점에 대해 김상조 위원장은 이후 단 한 차례도 반성의 표시를 하지 않았다.

경제원리를 모르는 경제학자

김상조 위원장은 참여연대에서 재벌개혁을 주장해 온 장하성 교수와 함께 한국 경제의 재벌기업 집중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해 왔다. 문제는 그러한 인식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김상조 위원장은 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며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았다. 그는 그해 국회에서 열린 ‘분배친화적 성장을 위한 기업정책’ 토론회에서 “GDP 대비 30대 재벌 매출액 비중이 외환위기 직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주장하며 이 수치를 연도별로 분석해 제시했다. 하지만 기업의 매출액은 부가가치 개념인 GDP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비교하려면 기업들의 부가가치와 GDP를 비교했어야 했다.

당시 경제학 교수인 김상조 소장은 매출액과 부가가치의 개념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주류 경제학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김상조 교수는 2015년 기업들의 부가가치를 계산했다며 이를 GDP와 비교해서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일단 자신이 틀렸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지만, 진보진영에서는 여전히 기업들의 매출액과 GDP를 비교하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나마 김상조 교수가 기업들의 부가가치와 GDP를 비교한 결과, 재벌 대기업들이 그만큼 부가가치에 비해 과도한 법인세를 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엉뚱하게도 김상조 교수는 기업들의 법인세를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SK 먹튀 국제투기자본 소버린 두둔 왜?

김상조 위원장의 개인적 도덕성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일단 그의 경제분석이나 기업분석론은 자기 멋대로 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일화가 있다. 2008년 삼성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을 때 이를 헐값이라고 시비를 김상조 위원장이 주장했을 때, 이건희 회장은 재판정을 나오면서 “그런 주장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아주경제신문이 보도했다.

김상조 위원장의 경제학 실력에 대해서는 이미 알 만한 이들은 다 안다는 이건희 회장의 우회적 표현이었다.

참여연대 김상조 교수의 재벌 죽이기는 오히려 서민 죽이기가 되기도 했다. 2003년 국제 투기자본인 소버린은 15%에 가까운 SK 지분을 확보하고 그해 8월 최태원 SK 회장, 손길승 SK그룹 회장, 김창근 이사 등 경영진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소버린은 11월 독자적인 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김상조 교수는 소버린의 입장을 두둔했다. 그는 소버린에 대해 “소버린이 SK 주식을 몇 달 보유하다 나가지 않을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언급했고, 그를 믿은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SK 주식에 투자했다.

김상조는 “소버린이 적대적 M&A를 시도한다느니 경영진을 대폭 교체할 것이라느니 하는 예상은 외국인 투자자의 생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하지만 소버린은 SK 총수 일가가 지분 방어에 나서자 2005년 7월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소버린은 지분 매각으로 8666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수익률은 490%였다. 참여연대와 김상조 교수를 믿었던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는 막대했다. 문제는 이러한 소버린에 대한 김상조 교수의 시각이었다. 그는 소버린이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투자펀드의 절세가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국내의 제도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간에는 참여연대와 소버린 간의 유착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2006년 KBS는 ‘KBS스페셜’ 다큐를 통해 참여연대와 소버린 간의 유착 의혹을 다뤘다. 그러나 이 방송은 당시 친노 정연주 사장의 지시로 인해 판매용 방송분에서 잘려 나갔고, 담당 PD와 노조가 항의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비정규직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1번지 앞에서 열린 무기한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재벌개혁 등을 요구하며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

당시 참여연대 사무총장 출신인 김기식 씨가 KBS 이사로 부임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그런 점에서 참여연대-김상조-소버린 간의 유착 의혹은 그가 공정거래위원장 직을 맡은 이상, 제대로 규명될 필요가 있다.

김상조 위원장의 ‘재벌 죽이기(?)’의 백미는 아마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에 대한 문제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조 교수는 삼성그룹 경영 승계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태클을 걸었다.

그는 1996년 에버랜드의 전환사채와 1999년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에게 넘긴 것은 편법승계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이슈로 참여연대는 삼성SDS 측을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 관련 특검에서 김상조 교수는 재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이 주주와 회사 양쪽에 손해를 입혔으며 명백한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상장 유가증권의 가치는 평가될 수 있어도, 가격은 거래 당사자 간에 합의 외에는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설령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부회장에게 비상장 유가증권을 싸게 넘겼다하더라도 그러한 인수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반드시 이익을 본다는 보장은 없었다.

삼성에 대한 집요한, 그러나 빗나간 증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발행과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1997년 IMF 위기로 대기업의 절반이 사라졌던 위기 속에 놓여 있었다. 2008년의 평가는 결국 ‘사후인식’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제에 대해 그 인식이 척박했던 법원은 이 문제를 유죄로 판단했다. 만일 삼성이 편법으로 주주와 기업에 손실을 끼쳤다면 2000년 이후, 삼성그룹 지분의 절반이 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김상조 교수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문제에서 백미를 장식한다. 그는 생명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자의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생명보험사는 주식회사이자 상호회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상장 차익이 주주만이 아니라 계약자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것.

1999년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비상장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에 내놓았는데 삼성차 부채를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김상조 교수는 “보험계약자가 맡긴 돈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김상조 교수의 논리는 삼성생명 자산 중 주주 자본금은 0.27%이며 나머지는 계약자들의 돈이기에 자본이득 중 주주 몫은 0.27%를 초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상조 교수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삼성생명은 고객의 보험금을 자산으로 운용해서 손실이 난다면 주주는 0.27%만 손해를 보면 된다는 것과 같다.

보험금은 고객이 약관에 따른 지급과 미래에 약정된 금액을 받는 조건에 동의하는 것이지, 자신의 보험금을 금융상품으로 해서 수익을 기대하는 약정이 아니다. 그렇기에 보험사는 운용손실이 나더라도 고객에게 약정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김상조 교수는 그러한 단순한 금융상식에도 못 미치는 주장을 펼쳤다. 2007년 정부는 생명보험사가 상장할 때 자본차익에 대한 계약자 몫이 없다는 결론을 냈고 삼성생명은 2010년 증시에 상장됐다. 다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된 김상조로 돌아가보자.

기초적인 금융지식도 없던 김상조 위원장

김상조 위원장은 왜 재벌 총수 일가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정위의 규제 기준인 상장사 지분 30%를 29.9%로 맞추면 편법이라는 것일까. 만일 김상조 위원장의 말대로라면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기업들이 절세 노하우를 발휘하는 것도 모두 편법이라고 해야 한다.

또 상장사의 주식을 취득할 때 경영참여시 책임을 위해 5% 이상은 금감원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4.9%만 취득해 단순 배당을 받고자 해도 편법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비상식적 주장은 고교생도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인사 청문회에서 부동산 다운계약을 한 것에 대해 ‘그때는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 김 위원장은 왜 IMF 위기가 한창이던 때에 기업들의 관행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의감에 불탔던 것일까.

도덕적 양심을 의심할 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그의 잘못된 경제지식과 시장경제 이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은 善이고 재벌은 惡’이라는 근거 없는 아집인 것이다. 그 결과는 한국 경제의 파탄과 국민의 불행일 것이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저작권자 © 미래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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