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보수 통합 가능한가
홍준표, 보수 통합 가능한가
  •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정리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3.24 16: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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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반좌파 구도…탄핵정국 탈출해야 우파가 이긴다”

[인터뷰]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 홍준표 경남도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우파의 지지가 홍준표 경남도지사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태극기 정국에서 우파의 아이콘으로 우뚝 선 김진태 의원과 함께 홍 지사는 대선 정국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 사진: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홍 지사는 탄핵정국에서 좌파의 강력한 힘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 우파의 지지를 흡수하고 있다. 이들은 오바마 정권이 내세운 정치적 모범답안과 위선에 신물이 난 미국 국민들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친 트럼프를 선택했던 것처럼 한국형 트럼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홍준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정치인’ 이미지를 벗고 진짜 한국의 트럼프가 될 수 있을까?

미래한국은 3월 15일 오전 홍 지사와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우파가 탄핵정국에서 빨리 벗어나 평정을 찾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 이번 선거 구도는 ‘반좌파’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탄핵정국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일각에서는 개혁 대상인 언론과 검찰, 정치권과 노조가 대통령, 나아가 대한민국을 탄핵한 사건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취지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빌미를 준 것도 분명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최순실 사태를 만들었죠. 저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탄핵은 가능하나 확정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사법적 탄핵은 무리라고 이야기 해 왔습니다.

따라서 헌재가 감정에 치우쳐 여론 재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분명 잘못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불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박 전 대통령에게 매여 있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결집을 해서 좌파집권을 막는 것이 우선이지 이제 번복할 수 없는 사안을 두고 거기에 집착을 하면 우리가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젠 박 대통령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합니다. 박 대통령 사법절차는 검찰에 맞기고 우파는 재결집해 좌파 정부 탄생을 막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헌재 판결은 잘못, 하지만 좌파정부 탄생 저지가 최우선”

-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으로 오기까지 이번 사태 중심에 언론이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언론의 난(亂)’이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특히 조중동 보수언론이나 종편마저 대통령 탄핵에 사운을 걸고 올인하듯 한 모양새도 있었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사태를 초래한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겁니다. 정치는 무과실 무한책임입니다. 무능한 정부를 탓해야지 언론을 몰아붙여선 안 됩니다. 집권한 정부가 왜 그런 상황까지 오도록 방치했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대응도 잘못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해명을 했는데, 바로 거짓으로 드러났어요. 그걸 어떻게 국민에게 믿으라고 할 수 있습니까? 언론 탓하기보다 정부가 무능했던 겁니다. 자기 탓을 해야지 돌이킬 수 없는 걸 붙잡고 있어본들 무효가 되지 않지요.

- 헌재 판결이 정치판결이 됐다고 하셨는데 지금까지는 법원이나 헌재는 국민이 보기에 가장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지성과 헌법 수호의 보루였습니다. 헌재가 왜 그렇게 됐다고 보십니까.

헌재는 대법원과 달라서 원래 정치적 사법기관입니다. 언제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 있어요. 헌법에 대법원은 순수 사법기관인데 비해 헌재는 정치적 사법기관으로 돼 있습니다. 헌재의 본질적 기능을 알면 그런 말이 안 나옵니다. 결국 이런 판결을 초래한 것도 박근혜 정부 자신의 무능 탓인 겁니다.

- 헌재 판결에서 적법 절차와 같은 문제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말씀이인가요?

따질 수가 없습니다. 따질 방법이 없어요.

태극기집회 취지에는 동조하지만 갈 수 없었던 이유

-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국민의 힘이랄까요, 새롭게 발견한 것이 태극기집회입니다. 처음엔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집회의 성격이었지만 나중엔 촛불을 압도했습니다. 태극기집회의 의미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촛불집회를 민중재판이라고 했습니다. 애초부터 저는 탄핵을 반대했어요.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하니 4월까지 기다려주자고 했습니다.

만약 탄핵을 강행하면 그 다음부터 촛불이 헌재로 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는 조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헌법 재판을 여론 압력으로 하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촛불집회도 옳지 않다고 보고 이에 대한 맞불로 시작된 태극기집회도 결국은 헌재에 대한 압력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은 정치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할 수 있지만, 소위 정치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여론재판을 요구하는 광장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로 태극기집회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태극기집회는 촛불집회의 대항적 성격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촛불처럼 그렇게 헌재를 과도하게 압력을 가했다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는 처음부터 촛불집회를 비판했기 때문에 그 논리에 따라가 태극기집회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최순실 사태에 대해 많은 처음 접한 것과 다르게 언론이 사실관계를 부풀리고 왜곡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폭발적인 민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태극기 민심을 껴안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당연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지만 그렇다고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사람만 동조한다고 여기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태극기집회의 취지엔 동조하지만 촛불을 비판한 입장이기 때문에 태극기집회에도 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태극기집회에 나오신 분들도 이 나라에 좌파 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것은 반대하는 분들이시고, 그건 저하고 생각이 같습니다. 껴안고 말고가 아니라 당연히 같이 가는 것이지요.

- 대선에서 세력을 모으고 힘을 모으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태극기집회에 가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저는 태극기집회에 가는 것이 세력을 모으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태극기집회는 이제 탄핵심판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가 될 수밖에 없고, 집회에 참여한다면 탄핵무효를 외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탄핵은 되었잖습니까.

불복할 방법이 없어요. 상황이 이런데 탄핵을 계속 이슈로 끌고 가는 것이 대선에 도움이 되겠느냐, 이것도 한번 우파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간 뒤에 언론에서는 사저정치라는 말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친박 정치인들도 주변에 모이는 것 같고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보수의 진지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어떤가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친박은 이미 무너진 사람들입니다. 무너진 담벼락이에요. 지금은 보수세력이 새로운 담벼락을 세워야 할 때인 것이지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친박계를 향해 “무너진 담벼락”이라고 일갈한 홍 지사는 그러나 친박계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을 찾은 것을 두고 당내에서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홍 지사는 “개인적인 도리로 하는 것인데 그걸 왜 징계하느냐. 오히려 아름다운 모습 아니냐”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친박 세력의 공적 책임론과 사적인 인간적 도리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4자 구도가 되면 보수가 승리한다, 탄핵 광풍에서 벗어나야”

- 홍 지사께서는 이번 대선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십니까. 어떤 구도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현재 구도를 보면 문재인과 심상정 좌파인사 둘에 안철수 중도인사 한 사람, 그리고 누가 될지 모르지만 우파인사 한 사람 4자구도가 됩니다. 저는 이 구도를 만들면 우파가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대신 탄핵의 광풍에서 벗어나 빨리 평정을 찾아야 합니다. 탄핵 광풍이 대선까지 이어지면 우파가 이기기 어렵습니다. 이 점을 우파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해요.

- 반문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반문’의 성격에도 반패권주의냐, 반전체주의냐, 반종북이냐 등 다양한 구도가 있습니다.

저는 반좌파입니다. 반좌파로 뭉쳐야죠.

- 지금 시대가 부르는 대한민국 지도자상은 무엇입니까? 홍 지사께서 스스로 그리시는 자신의 지도상이 궁금합니다.

저는 당분간 우파진영에 스토롱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를 끌고 가기 어렵습니다. 유럽좌파와 남미좌파 모두 몰락했고 세계적으로 좌파는 몰락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만 좌파 강풍시대가 닥치고 있어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의 리더들을 보십시오. 트럼프, 푸틴, 시진핑, 아베 모두 극우 국수주의자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좌파 정권이 탄생하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이 혼란기에는 우파 스트롱맨이 나와야 나라를 끌고 갈 수 있지 아니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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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르단디 2017-03-28 22:15:19
홍준표냐 빨갱이냐라고 묻는다면...나는 이제 그런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겠다. 빨갱이는 싸우면 되지만 기회주의자는 빨갱이와 싸울때 우리의 등에 칼을 꼽더라...<친이개는 부패와 배신의 상징>. 그래서 친이개는 거부한다. 설사 빨갱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