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심판’ 북한 인민재판 보는 듯
‘대통령 탄핵심판’ 북한 인민재판 보는 듯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3.24 10: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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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한 북한 인민재판이 무서워 왔더니 서울 한복판에서 민중독재 실현 ‘충격’

북한 노동신문은 3월 13일 “장하구나 초불, 민중이 주인 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자”라며 “99%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이제 시작”이라는 조선중앙통신사의 입장을 실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있은 지 3일째의 일이다. 북한정권이 남한의 촛불 군중을 “장하다”고 격려하는 모양새가 됐다.

북한의 인민재판, 남한의 탄핵재판은 형제?

전날인 12일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우리가 승리했다. 촛불이 해냈다. 박근혜 없는 봄이 왔다”며 남한의 촛불세력을 축하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남한의 촛불세력과 자신들을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묶어, 촛불의 승리이자 북한 정권 자신들의 승리라고 자랑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6일자 노동신문은 “박근혜가 탄핵되어야 봄이 온다. 끝까지 싸우자”라는 사설을 게재하기도 했다. 북한 정권은 탄핵심판이 내려지기 전부터 박 전 대통령을 ‘매국노’, ‘역도년’ 등으로 매도하며 연일 탄핵 선동에 매달려 왔다. 여기에 대한민국 언론과 정치권이 재빠르게 행동으로 화답한 형국이 된 셈이다.

이 같은 기운이 모아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은 만장일치로 박 대통령을 파면했다. 대한민국 법치는 태극기민심이 아니라 촛불민심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탄핵 무효를 부르짖던 한 노인은 흔들던 그 태극기에 자신의 검붉은 피를 흘리고 쓰러졌다.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을 주장하던 국민은 언론에 의해 졸지에 소수의 박사모, 극우세력, 불법세력으로 규정됐다.

이 나라의 정의는 이제 확실하게 촛불세력의 소유가 된 듯한 분위기다.박 대통령이 전격 파면되자마자 대한민국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는 진도 팽목항을 찾아 3년 전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죽은 아이들을 추모한다며 “미안하다. 고맙다”는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북한 정권이 대내외 매체를 통해 남한의 촛불세력에게 탄핵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13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햇볕정책을 실행하고 지지했던 인사들은 긴급 논평을 발표했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등 과거 외교·안보 부처 고위관료 출신들과 백낙청 등이 주축인 한반도평화포럼은 ‘긴급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부처 현직 관료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외교·안보 관료들이 지금 즉시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며 “각 부처 공무원들도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1999년 이른 봄 어느 날, 신의주 채하동의 제방 위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공화국이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범죄자 3명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의 공개총살이 있었다. 모여든 군중들 앞에서 보위부 군관은 범죄자들의 죄목을 열거했다.

▲ 그 지은 죄가 확실한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또 그 죄가 얼마나 중하고 어떤 법에 적용되어야 하는지도 전혀 상관없다. 일단 죽도록 패고, 머리에 총탄을 박아 처형하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면 민중이 함성이, 인민의 요구가 당장 죽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 문화대혁명 10년동안 300여만명의 중국 지식인들과 무고한 사람들이 숙청되거나 처형됐다.

사형수들의 죄목은 사기죄였다. 어디서 무슨 죄를 어떻게 지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사형이 집행됐다. 아직도 그때가 생생히 떠올려지면 속이 울렁거리고 공포의 철추가 머리를 친다.

북한에서의 공포가 대한민국에서도 여전

지은 죄가 확실한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또 그 죄가 얼마나 중하고 어떤 법이 적용되어야 하는지도 전혀 상관없다. 일단 죽도록 패고, 머리에 총탄을 박아 처형하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민중의 함성이, 인민의 요구가 당장 죽이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살벌한 인민재판의 공포, 수령 독재가 두려워 수십만의 북조선 인민들이 두만강과 압록강, 동해와 서해에 몸을 던져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그런데 남조선의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과 유사한 인민재판, 민중독재가 벌어지고 있는 것에 탈북자들은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민주권을 세우자 붉은 주권을 세우자
노동자 농민의 피 값에 인민주권을 세우자.
공산사회를 만들려면 혁명투쟁에 힘쓰자.
세계의 혁명을 위하여 프롤레타리아 싸우자.”

 - 북한 혁명가요 <인민주권가>의 가사 -

북한의 혁명가요 ‘인민주권가’의 구절이다. 그들이 말하는 인민주권을 북한보다 먼저 대한민국이 완벽하게 이뤄냈다. 유권자 51.6%의 민주적 투표로 당선된 법치국가의 대통령을 분노한 인민의 함성으로 끌어내렸다. 그 인민의 함성은 ‘대의민주주의 청산’과 ‘직접민주주의 실현’이었다.

그 정의로운 인민의 함성은 ‘자본주의 타도’였고 ‘사회주의가 답’이었다. 그들은 ‘양심수 이석기 석방’을 외쳤고 남미 공산주의 원조 체게바라를 흠모했다. 그들은 광장에 단두대를 끌고나와 레미제라블 혁명가요를 불렀으며 박 대통령의 목을 잘라 대나무에 매달고 키득거렸다.

악법도 법이다. 하지만 그 악법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존엄을 포기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탈북자들이 북한이라는 지옥을 목숨 걸고 탈출한 이유는 인간이기를 포기해야만 지킬 수 있는 공산당 악법을 도저히 지킬 수 없어서였다. 최소한 사람다운 삶을 살고 싶어서였다. 나의 억울함은 전혀 안중에 없이 민중의 함성으로 나를 죽이는 공산당 식 악법을 지키려야 지킬 수 없어서였다.

탐욕과 이기주의에 찌든 선동 언론과 정치권이 만들어 낸 적대적 분노, 그 분노에 사로잡혀 공산주의 좀비로 돌변한 민중, 그 적색민중의 함성으로 힘없이 무너져 내린 대한민국의 가련한 법치와 빼앗긴 정의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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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6-17 03:59:21
ㅈㄹ하네